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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가 바라보는 다음 세대 물류센터

엄지용2022/09/01 17:09

LG CNS는 국내 물류 자동화 시장 1위를 자부합니다. LG CNS 스스로가 홍보채널을 통해 지난해 기준 8100억원으로 추산되는 물류 자동화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할 정도로요. 


실제 쿠팡과 SSG닷컴, 롯데쇼핑, 컬리 등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LG CNS의 고객사고요.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군의 선봉인 CJ대한통운도 LG CNS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으니 사실상 국내 3대 이커머스 플랫폼(쿠팡, 네이버, SSG닷컴)의 ‘물류’에는 모두 LG CNS의 자동화 기술이 닿아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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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jkkgIORFP4KRVWLI5N4AbP1L1I.jpg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에 설치된 LG CNS의 피킹 지원 자동화 설비 QPS(Quick Picking System) ⓒ커넥터스

전통적인 B2B 기업물류의 흐름이 급격한 온라인화로 인해 B2C 풀필먼트로 이동한 것처럼. LG CNS의 관심사 또한 ‘이커머스 물류’로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과거에는 안전하게 물건을 보관하고 재고 정합성을 맞춰 ‘비용 절감’하는 것이 물류센터의 역할이었다면, 현재에 와서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충족시키는 ‘민첩성(Agility)’과 ‘온디맨드 물류’가 중요한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LG CNS도 다음 세대 물류센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민첩한 물류센터란 무엇인가 


‘민첩한’ 물류센터라 하면 무슨 뜻인지 좀 생소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선 기존 물류센터 자동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물류센터는 고정 설비 기반의 투자가 진행됐습니다. 상품을 보관하는 선반(Rack)이 됐든, 지게차가 됐든, 조금 더 고도화된 AS/RS 무인 셔틀 기반 자동화가 됐든 비용의 차이가 있을 뿐 고정 설비에 대한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가 선행돼야 했습니다. 


물류센터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도입하는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나 WCS(Warehouse Control System)와 같은 현장 관리 소프트웨어 또한 ‘구축형(On-premise)’으로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업체가 원하는 사양의 소프트웨어를 개발 의뢰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고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형 설비와 구축형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화는 다양한 대내외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예를 들어서 LG CNS가 경기도 김포에 구축한 한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의 자동화 물류 설비는 처음 분석하고 적용할 때만 하더라도 장바구니에 2.5~3개 정도의 상품이 담길 것을 예상하여 그에 맞춰 설비와 시스템 구조를 설계했다 합니다. 


하지만 막상 1년 정도 지나 실제 물류센터를 가동하니 그 사이 이커머스 플랫폼의 장바구니 사이즈는 7~8개 정도의 상품이 담길 정도로 커졌습니다. 무료배송을 위한 최소주문금액을 높이는 등의 운영 변화가 그 사이 있었던 것인데요. 이 때문에 처음 구축했던 설비 사양과 달라져 당초 기대했던 생산성에 못 미치는 결과를 마주했다고 합니다. 


덩달아 물류센터 자동화를 준비하고 실가동 되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현행 자동화 구조에서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른 만큼 ‘구식’ 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LG CNS에 보였다고 합니다. 명창국 LG CNS 스마트물류사업부 넥스트풀필먼트 담당 상무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기존 구축형(On-premise) 자동화 모델은 도입까지 1년 반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그 사이 AI 기술이든, 제어 알고리즘이든 어떤 형태로든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3~4회에 거쳐 수천억원을 투자한 자동화 설비가 물류센터 오픈 시점에서는 진부한 기술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명창국 LG CNS 스마트물류사업부 상무, CROSS-OVER 2022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결국 물류센터가 민첩해져야 합니다. 내외부 변동성이 큰 이커머스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LG CNS는 이러한 물류를 ‘넥스트 풀필먼트’라 규정하고, 세 가지 관점에서 다음 세대 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넥스트 풀필먼트의 조건 


LG CNS의 넥스트 풀필먼트는 크게 ‘완전 자동화’와 ‘MFC(Micro Fulfillment Center)’, ‘RaaS(Robotics as a Service)’라는 키워드로 설명 가능합니다. 먼저 완전 자동화는 시대의 흐름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거 이커머스 물류센터는 자동화 소터로 대표되는 ‘분류(Sorting)’ 중심의 자동화가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보관, 피킹, 내부 이송(운반) 부문까지 자동화 영역이 확장되고 있고요. 이에 따라 물류센터 자동화율은 50~70%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물류센터에서 사람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업무 영역은 많습니다. 택배 까대기 알바로 유명한 ‘상하차’가 자동화가 미치지 못한 대표적인 영역인데요. 규격화되지 않은 다양한 상품들이 밀려오는 특성상 상하차는 그 악명과 별개로 자동화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는 평가를 오랫동안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하차, 검수와 같이 전통적으로 사람의 역할로 여겨졌던 물류센터 업무에서도 자동화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LG CNS측의 평가입니다. 명창국 상무에 따르면 2~3년 전에는 ‘이게 되겠어?’ 의문 부호가 따라왔던 영역에서도 자동화 단계가 진척될 만큼의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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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는 물류센터 인력난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완전 자동화에 대한 고객 수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합니다. 365일 24시간 대응할 수 있는 물류센터가 필요해졌고, LG CNS도 그에 맞춘 서비스 구축을 향해 발맞춰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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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의 넥스트 풀필먼트를 설명하는 두 번째 키워드는 ‘MFC(Micro Fulfillment Center)’입니다. LG CNS는 도심 곳곳에 촘촘하게 물류센터를 입지시키면서 30분 내 빠른 배송을 연결시키는 ‘퀵커머스’ 영역에서 자동화 기술을 확장할 기회를 봤습니다. 특히 이 영역에서는 오피스, 대형마트, 편의점 등 기존 물류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던 공간의 물류 활용이 다발적으로 관측되는데요. 그만큼 공간의 제약을 해결하고자 하는 업계의 니즈가 보이고, 이를 위해 협소한 공간 사용을 극대화하는 설비 구축을 LG CNS는 준비했습니다. 


LG CNS는 ‘퀵커머스’의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단순 자동화 설비 도입뿐 아니라 운영 역량이 따라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데요. 고객 수요를 미리 예측하여 여러 도심 거점의 입지를 결ㅈㅇ하고 보충 계획을 수립하는 등 최적화 전략이 따라갈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금 유동성 축소로 ‘퀵커머스’ 위기론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한편에서, LG CNS의 도전이 위기를 넘는 효용을 증명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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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 번째 키워드는 RaaS입니다. RaaS는 물류센터의 ‘민첩성’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도구로 평가 받습니다. RaaS는 쉽게 말해서 기존 로봇 등 물류 설비를 ‘고정비’를 투하하여 구매하던 방식을 필요한 만큼 빌려서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구독 방식’으로 전환한 비즈니스인데요. 


앞서 설명했듯 이커머스 물류는 내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물량의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평상시 일 300개씩 나가던 고객 주문이 프로모션이 터지면 1000개씩 나가는 걸 쉽게 볼 수 있고요.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도 전통적인 이커머스 성수기로 주문이 몰아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 업체가 튀어 오르는 물량의 최대치에 맞춰서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과도한 투자비용이 소요돼 비효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럴 때 RaaS를 이용한다면 초기 로봇 구매하는 만큼의 고정비를 절감함과 동시에 업체의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만큼 로봇 자동화 설비를 유연하게 확장, 혹은 축소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자동화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사의 니즈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민첩한 물류센터를 RaaS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할 수 있는 셈이죠. 


RaaS는 흔히 로봇 제어 및 물류관리 ‘소프트웨어’를 함께 포함하여 구독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데요. 구축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별도의 유지보수 없이 주기적으로 최신의 기능을 업데이트 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강점이 있고, LG CNS 역시 하드웨어 자동화 설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독을 포함한 RaaS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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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LG CNS는 완전 자동화와 마이크로 풀필먼트, RaaS 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다음 세대의 물류센터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LG CNS는 자동화 설비 하드웨어만을 도입한 물류센터로는 넥스트 풀필먼트를 이룩하지 못할 것이라 보는데요. 물류센터에 도입된 자동화 설비 요소요소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컴퓨터비전 등의 기술들이 녹아내리는 ‘지능화’, 그렇게 지능화된 자동화 설비에서 수집한 데이터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의사결정 기반을 지원하는 ‘최적화’ 측면의 역량이 함께 따라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래야 물류센터가 프로세스별로 ‘데이터’를 생성,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역량을 강화하여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나요. 요컨대 LG CNS가 그리는 다음 세대 물류센터는 ‘스스로 진화하는’ 물류센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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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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