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와우 구독자라면 ‘로켓’ 필터의 존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쿠팡 이전에 아마존이 ‘프라임’ 필터로 했던 것이고, 아마존 역시 노출 권력을 바탕으로 한 매출 증대를 무기로 3자 입점 판매자를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By Amazon)로 끌어들였다. ⓒ쿠팡 등장한 네이버 물류와 성과 부진 네이버는 물류를 무기로 해마다 치고 올라오는(심지어 최근 성장 추이를 봤을 때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을 넘어선 것이 확실해 보이는) ‘쿠팡’에 대항하고자 지난해 7월 물류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시작했습니다. NFA는 네이버와 상호 지분을 교환한 CJ대한통운을 비롯하여 네이버가 투자한 위킵, 품고(두핸즈), 파스토, 아워박스, 아르고(테크타카), 셀피(브랜디 자회사 아비드), 딜리버드(신상마켓) 등 여러 물류 역량을 갖춘 파트너 업체들의 서비스를 비교 견적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올해 1월부터는 단순히 견적 조회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네이버 판매자 관리툴에 NFA 물류업체의 ‘시스템’을 연동하여 물류관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요컨대 NFA는 네이버가 운영하는 마켓플레이스(스마트스토어, 브랜드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빠른 물류’를 장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습니다. 네이버는 NFA를 통해 네이버쇼핑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우리도 이렇게 빠른 배송되는 상품이 많아!’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하지만 초기 NFA의 성과에 대한 파트너 물류기업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만 않았습니다. NFA 파트너 물류기업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NFA 오픈 초기 판매자들의 견적 요청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맞는데요. 이중 대부분은 단순히 견적을 요청하는 데만 그쳤고, 실제 계약 체결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해피콜로 대표되는 견적 요청에 대한 문의 응대는 물류기업의 몫이 됐기에, 늘어난 NFA 관련 CS 공수에 부담을 호소하는 파터너사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NFA가 실제 계약까지 연결되지 않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네이버가 자랑하는 51만개(2022년 6월 기준)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 대부분이 ‘영세’하다는 것이 한 몫 했습니다. 네이버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78.8%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영세 중소사업자였다고 하니까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영세 중소사업자인 것이 빠른 물류 확산과 무슨 상관이냐고요? 먼저 재고 없이 공급업체의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출고하는 식으로 장사하는 구매대행, 위탁판매 리셀러의 경우 애초에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기본적으로 풀필먼트라는 것은 ‘보관할 재고’가 있어야 사용하는 것인데, 이들은 재고가 없으니까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위탁판매, 구매대행 판매자들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SME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분명하고요.(참고로 제가 운영했던 스마트스토어 ‘헬개미마켓’도 위탁판매 리셀러였습니다.) 두 번째로 ‘사입 재고’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물량 규모가 작으면 ‘물류’ 연결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소형 판매자들은 NFA 파트너사들에게 돈이 안 되거든요. 이런 돈 안 되는 판매자들을 걸러 받기 위해 일부 NFA 파트너사들은 풀필먼트 사용을 위한 ‘최소 물량’ 기준을 요구하는데, 소형 판매자들은 이를 맞출 수 없고요. 만약 사용이 가능한 풀필먼트업체를 찾더라도 생각보다 엄청 비싼 견적에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예컨대 당시 하루 1~2개의 상품을 출고할까 말까했던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했던 저도 ‘견적’을 받아 봤는데요. 건당 1만원이 넘는 견적서를 받아 깜짝 놀란 경험이 있죠. 제가 상품 하나 팔아서 남기는 이익이 대략 500~2000원 정도 였는데, 이런 물류비는 풀필먼트를 쓰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름없었습니다. 우리 네이버가 달라졌어요! 그러던 중 최근 우연찮은 기회로 또 다른 NFA 물류 파트너사 관계자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7월 NFA 론칭 초기와는 달리 견적 요청 건수는 많이 줄었지만, 실단에서 계약되는 ‘유의미한’ 건수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이유가 무얼까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최근 네이버의 ‘정책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가 마치 쿠팡처럼 ‘매출’을 강조하는 풀필먼트 영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네이버의 창작자 대상 교육 플랫폼 ‘네이버비즈니스스쿨’에 지난 8월 올라온 <NFA,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보면 그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데요. 강연자로 나온 네이버 NFA 운영 담당 실무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이버가 왜 물류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상품 하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소싱하고, 판매 이후 주문확인, 포장, 배송, 반품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거기에 재고관리, 창고임대 등 비용도 많이 들어 많은 판매자들이 어려움을 토로했죠. 이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 NFA고, NFA를 시작한 판매자는 상품 과정 중에서 소싱, 등록, 홍보와 마케팅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주문 수집부터 포장, 배송까지 모든 것은 네이버 물류연합군이 책임지고 해결해드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NFA의 진짜 강점, NFA를 진짜 해야 하는 이유는 NFA는 매출을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NFA 이용 판매자가 되면 판매량 증가와 물류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 최철영 네이버 NFA 운영 담당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