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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쿠팡 셀러 사이에서 유행하는 공동구매 방법론

엄지용2022/12/15 11:12

* 이번 기고는 신승윤 커넥터스 크리에이터가 작성했습니다.


제게는 친하게 지내는 쿠팡 셀러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본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직접 적절한 상품을 찾아 매입해 판매하기도 하고요. 괜찮은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이커머스 판매를 진행하지 않는 곳을 설득해 판매대행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다만 요즘은 경기침체로 다들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데요.


가운데 최근 쿠팡 셀러들이 하나둘 팀을 꾸려 팀플레이를 진행하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셀러가 팀플레이? 이게 무슨 뜻일까요? 셀러 A씨에 의하면 팀플레이는 네이버 말고, 오직 쿠팡에서만 가능하다는데요. 그가 소개한 셀러 팀플레이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뤄집니다.

 

① 마음 맞는 셀러를 모아 팀을 꾸린다. 2~3명 또는 10명 이상 등 인원 제한은 없다.


② 팀원이 된 셀러들은 함께 아이템을 발굴한다. 잘 팔릴만한 상품을 함께 찾고, 회의를 통해 선정한다.


③ 선정한 아이템을 공동구매한다. 1인당 수량을 정하고 공동 구매하기에 구매력이 강해져 훨씬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떼올 수 있다. 상품 제약은 없으며, 농수산물도 가능하다. 농가와의 거래를 통해 밭 전체를 계약해버릴 수도 있다.


④ 떼온 상품을 셀러마다 본인 쿠팡 판매 페이지에 등록한다. 이때 상품은 모두 다른 이름, 다른 상품 설명, 다른 이미지로 등록한다. 반면 상품 카테고리는 통일해 함께 묶여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


⑤ 각자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해 노력한다. 광고를 집행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등 매출 발생과 리뷰 축적을 위한 방법을 찾는다.


⑥ 그 과정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팀원이 등장한다면, 논의를 통해 공동구매한 상품 물량을 몰아준다. 잘 될 가능성이 큰 셀러에게 공동구매 당시 도매가로 구매한 상품을 원가 그대로 몰아주는 것이다.


⑦ 물량을 받은 셀러는 이를 본인 주력 상품 중 하나로 삼아 계속해서 매출을 늘린다. 매출에 따라 쿠팡의 로켓그로스, 로켓배송을 동시에 진행하면 ‘아이템위너’로서 꾸준히 잘 팔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⑧ 다시 ② 단계로 돌아가 아이템 발굴을 반복한다. 성공하는 아이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어때요? 팀플레이 맞죠? 관련해 쿠팡 셀러 A씨는 누구와 팀을 꾸릴지, 어떻게 팀을 운영할지, 추가 팀원으로 어떤 셀러를 영입할지 등등 마치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듯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경험과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셀러는 환영받는 반면, 불성실한 태도로 본인 이득만 챙기는 셀러는 방출 통보를 받기도 한다네요.


이 팀플레이가 쿠팡에서만 가능한 이유는 바로 쿠팡의 상품 노출 방식인 ‘아이템위너’ 때문입니다. 쿠팡 아이템위너란 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여럿인 경우, 고객 경험이 가장 뛰어난 상품을 알고리즘이 선정하여 가장 먼저 노출하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뛰어난 고객 경험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쿠팡은 ‘저렴한 가격’, ‘빠르고 정확한 배송’, ‘품절될 일 없는 충분한 재고’, ‘신속하고 친절한 고객 문의 응대’라고 설명합니다.

즉, 쿠팡은 기본적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구분한 뒤 관련 상품을 함께 노출하고요. 노출 우선권은 아이템위너에게 쥐여줍니다. 그래서 셀러팀은 공동구매한 상품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게시하면서, 동시에 모두 같은 카테고리로 설정해 묶습니다. 그래야 소비자가 어떤 이름의 상품을 골라 구매하던지 간에 셀러팀이 소싱한 상품이 판매될 가능성이 커지고요. 이후 특정 셀러의 매출이 올라간다면 해당 셀러 상품만의 고객 경험을 높여 아이템위너로 만들어주기 쉬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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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서 '고구마'를 검색한 결과 캡처. '쿠팡 랭킹순'의 설명을 보면 이 랭킹이 아이템위너와 관련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쿠팡 캡처


특히 매출이 오르다 보면 쿠팡 측으로부터 로켓그로스 입점이나 로켓배송 입점 제안이 오는데요. 이 기회를 꼭 잡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로켓배송은 수수료가 최대 50% 가까이 되지만, 일단 로켓에 올라타는 순간 엄청난 매출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고요. 또 셀러팀은 애초에 특정 상품 하나를 성공시켜 사업을 이어가려는 게 아닌, 잘 팔리는 상품 여러 종을 발굴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입니다.


상품 하나 가격을 올릴까 말까 고민할 시간에 그냥 쿠팡 측에 모든 걸 맡겨 아이템위너로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다시 아이템 발굴에 쏟자는 식인 거죠.


그럼 왜 네이버에서는 팀플레이가 불가능하냐? 쿠팡과 네이버의 상품 노출 알고리즘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셀러 A씨에 의하면 지난 6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역시 쿠팡과 비슷한 방식의 노출 알고리즘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셀러들이 전혀 감을 잡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해요.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풀어 보겠습니다. 최근 판결난 네이버쇼핑 검색 결과 조작 과징금 문제도 함께 말이죠.


셀러 팀플레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쿠팡 내에는 ‘대체 무슨 컨셉인 지 알 수 없는’ 마켓들이 늘어납니다. 셀러팀은 상품 종류를 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리뷰만 1만개 이상 보유한 고구마 상품이 주력인 듯 보이는 승윤마켓은 알고 보면 핸드폰케이스, 좌욕기, 양말 등 전혀 맥락 없는 온갖 상품을 판매하는 잡화상인 건데요. 어차피 쿠팡 플랫폼은 판매자 정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셀러 A씨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마켓 자체를 브랜딩하기보다 잘 팔리는 상품을 여럿 보유하는 게 핵심이라고 하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이커머스 혹한기를 팀플레이로 견뎌내고 있는 쿠팡 셀러들. 관련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셀러 팀플레이는 똑같은 상품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판매하며 이득을 챙기는 일종의 어뷰징일까요? 아니면 원래 유통 도매시장이란 게 이런 원리로 굴러가는 걸까요? 또는 상품 품질과 가격만 좋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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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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