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호황을 맞이했던 이커머스 시장이 2022년 들어 많이 아파졌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침체로 이커머스 성장세는 예전 같지 않고요. 덩달아 찾아온 금리인상 추이로 투자 유동성은 떨어졌고, 거래액 성장세를 보며 내달리던 이커머스 기업들은 수익성의 숙제를 해결하고자 분주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이커머스 수요 증가와 물류 서비스 경쟁에 따른 파생상품으로 개발이 이어졌던 물류센터에서 ‘공실 우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곳곳에서 나타났는데요. 저희도 관련 상황을 취재하여 독자 여러분께 전달했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코로나 특수’ 수도권 물류센터, 고금리에 거래규모 40% 급감, 동아일보] [함께 보면 좋아요! : “금리 앞에 장사 없네”… 인기 많던 물류센터·오피스도 거래 ‘뚝’, 조선비즈]
하지만 이와 반대로 여전히 ‘물류센터’ 공급이 수요를 뒷받침 할 만큼 충분치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업계의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B2B 물류센터 중개 플랫폼 ‘리웨어’를 운영하는 업체 리코어의 박범진 공동대표(CTO)도 그 중 한 명인데요.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행사 연교가 주최한 물류부동산 개발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한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공급은 충분한가? 먼저 일부 업계의 우려처럼 물류센터는 공급 과잉으로 ‘공실’ 위기에 처한 것일까요? 박 대표가 인용한 2022년 7월 기준 국토교통부의 건축인허가 정보에 따르면 국내 창고시설은 총 11만8462개, 연면적 기준으로 합산시 1609만평이 존재합니다. 이 숫자만 본다면 충분히 과잉을 예측할 만큼 많은 것이 맞는데요. 하지만 여기에는 ‘허수’가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입니다. 당장 농수산업체에서 사용하는 보관용 창고, 건물 구성으로 딸려가는 1~2평 규모 소형 창고도 이 통계에 상당부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창고들은 실수요자인 화주사에게 공급되지 않는 특성이 있고요. 실제 같은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연면적 1000평 이상의 창고로 추려서 살펴보면 창고시설의 개수는 1540개, 연면적 총합은 772만평까지 크게 감소합니다. 실상 최근 기업 화주사들이 선호하는 ‘5000평 이상의 창고’로 숫자를 제한한다면 그 숫자는 다시 345개, 연면적 총합 518만평 수준으로 떨어지고요. 참고로 1만평 이상의 창고를 기준으로 본다면 그 숫자는 반토막 나 169개, 연면적 기준 132만평이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이커머스 물류센터로 사용하지 못하는 ‘허수’로 배제할 숫자가 있다고 하는데요. 국토교통부 건축인허가 정보에 따르면 전체 창고시설 중 11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 25%(11~15년 14%, 16~29년 11%)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노후시설은 애초에 이커머스 용도로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발생하고 있는 수요자의 니즈와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그럼 앞으로 물류센터는 얼마나 더 많이 공급될까요? 리코어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총 662만평(신규준공 144만평, 가준공 518만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공급됐습니다. 이 숫자와 여러 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코어가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6년 기준 총 1005만평(신규준공 65만평, 가준공 940만평)의 물류센터 재고면적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