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Detail

요기요는 왜 또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만들었을까

엄지용2023/01/12 12:01

GS리테일이 ‘퀵커머스’에 진심이라는 이야기는 여러 번 했습니다.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2등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한 것은 이미 유명하죠. 인수 이후 요기요가 GS리테일과 협력하여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를 본격화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직접 물류 공간을 구축하고 상품을 직매입하는 B마트의 방법을 그대로 따왔던 1세대 요마트와 다르게,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매장 네트워크와 상품을 활용한 에셋 라이트(Asset Light) 방식이죠.

[함께 보면 좋아요! : GS리테일 주주서한에 담긴 다섯 가지 전략 과제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이제는 한계를 맞이한 퀵커머스... 요마트가 말하는 퀵커머스의 미래, 바이라인네트워크]

 

요기요가 최근 GS리테일과 협력한 두 번째 퀵커머스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3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요편의점’입니다. 앞서 시작했던 요마트가 GS리테일의 슈퍼마켓 브랜드를 활용했다면, 요편의점은 GS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GS25 전국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합니다.

31042_1673489987.jpg

요기요 앱내 출시된 요편의점’ 서비스 GS리테일

 

요기요 측은 ‘요편의점’을 전국 어디서나 편의점 상품을 1시간 내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라 소개했는데요. 또 주변 포장 가능 편의점을 선택해 포장 주문도 가능합니다. 최소 주문 금액은 1만원(포장시 최소 주문 금액 없음), 기본 배달비는 3000원으로 설정했고요.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입니다.

 

요편의점은 이달 전국 GS25 매장 500개를 거점으로 시작했습니다. 상반기 안에는 약 600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고요. 궁극적으로는 1만개 이상의 매장을 통해 배달·포장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요편의점은 요기요의 배달·포장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GS리테일의 전국 기반 유통망 등 협업 시너지를 집약해 만든 퀵커머스 서비스입니다. 양사의 핵심 역량을 극대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주문 경험과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업계 유일한 전국 단위 퀵커머스 인프라를 바탕으로 요기요에선 누구나 편리한 즉시배송 서비스를 경험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박우현 요기요 신사업본부장

 

원래 편의점배달 했잖아요?

 

근데 요기요를 좀 사용하셨다 하는 분들은 마음 한 편에 궁금증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요기요는 앱내 ‘편의점/마트’ 탭을 통해 편의점 배달을 했거든요. 심지어 동일한 탭을 통해서 GS25 편의점도 배달하고 있었죠. 달라진 건 무엇일까요?

31042_1673490038.jpg

과거 요기요앱에서 만날 수 있었던 편의점/마트 탭의 모습. GS25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편의점도 노출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요기요 앱캡처

 

일단 겉으로 보이는 변화부터 살펴보면 과거 ‘편의점/마트’ 탭은 ‘스토어’ 탭으로 이름이 바뀐 채 아직 살아있습니다. 여기서는 편의점, 슈퍼마켓뿐만 문구, 화훼, 반려동물용품 등을 취급하는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고 있고요. 스토어 탭 안에서도 과거 편의점/마트 탭처럼 여전히 GS25, GS더프레시와 같은 GS리테일의 유통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홈플러스익스프레스처럼 GS리테일 경쟁사의 유통채널도 함께 노출되지만요.

 

반면 ‘요편의점’은 GS25 편의점의 상품만 노출되는 전용 탭입니다. 요기요 이용자 입장에서는 편의점 배달을 필요로 할 때 요기요 메인에 뜨는 요편의점 버튼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요. 이곳에서 사용자 주변 배달 가능한 GS25 편의점을 모아 자동으로 노출해 줍니다. 요기요가 요편의점 전용 쿠폰을 발행하기도 하고요.

31042_1673490073.jpg

요기요앱 전면에 노출된 요마트와 요편의점 탭의 모습 요기요 앱캡처

 

그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뒷단 배달 프로세스의 변화는 있을까요? 라스트마일 물류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주문 이후 발생하는 프로세스의 변화나 전담 배송 조직 선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기존 편의점 배달과 마찬가지로 요편의점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정보를 계약된 복수의 배달대행사로 전달하고요. 이후 이륜차 배달 라이더 배차와 배달이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요편의점 출시와 관련해 라스트마일 배송업계에 새로운 소식이 돌진 않았습니다. 특정 전담 배송 사업자가 선정된 사실도 확인할 수 없었고요. 앞단 주문 채널만 요편의점으로 변경된 듯한데요. 이를 통해 GS리테일이 얻는 효과는 결국 ‘노출’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편의점/배달 탭과 구분된 별도 탭을 요기요에 마련함으로 GS25 편의점을 타 편의점보다 더 많이 노출하여 매출을 올리는 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 현직 라스트마일 물류업계 관계자

 

정리하자면 요편의점은 요기요와 쩐의 관계가 얽힌 ‘GS리테일’ 유통채널의 온라인 노출 강화를 위해 마련된 전용탭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GS리테일 측은 요편의점 론칭을 통해 퀵커머스를 필요로 하는 요기요 이용자에게 기존보다 개선된 UI/UX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고요.

 

요편의점 론칭으로 GS리테일이 보유한 모든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요기요’의 접점이 만들어졌습니다.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온라인 트래픽 유입을 위한 접점으로 요기요를 활용하여 각각 ‘요편의점’과 ‘요마트’로 구축한 것이죠. GS리테일 측은 요마트에 이어 론칭한 요편의점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요마트와 요편의점은 서로 다른 상품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편의점에서는 GS25에서만 판매하는 도시락, 간편식, 샌드위치, 김밥, PB 상품을 퀵커머스로 만나볼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죠. 또 요마트와 요편의점은 서비스 타깃이 서로 다릅니다. 요마트가 3~4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장보기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면요. 요편의점은 당장 필요한 상품을 소량으로 구매하기 원하는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합니다. GS더프레시와 달리 GS25 편의점은 원룸 밀집 지역에도 촘촘히 포진돼 있고요. 특히 편의점 먹거리를 선호하는 10~20대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GS리테일 관계자

 

원래 전용앱 있잖아요?

 

물론 GS리테일에게는 요기요뿐만 아니라 ‘전용 온라인 배달앱’도 존재합니다. 심지어 요기요 인수 전부터 ‘주문 채널’과 ‘배달대행 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죠. 전용 배달앱으로는 ‘우리동네GS’라는 이름의 앱에서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통합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전용 배달대행 앱으로는 ‘우리동네 딜리버리’라는 이름으로 크라우드소싱 기반 일반인 배송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GS리테일이 자체앱이 있음에 불구하고 ‘요기요’ 앱을 적극 활용하며 새로운 GS리테일을 위한 온라인 판로를 구축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아직까지 GS리테일 자체앱보다 ‘요기요’의 트래픽이 크고요. 당연히 요기요까지 활용해야 더 많은 온라인 매출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채널에 유입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GS리테일이 굳이 컨소시엄을 구축해 요기요를 인수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GS리테일 풀필먼트 연합군의 향방커넥터스]

 

유통업계에선 요기요의 ‘요편의점’ 출시를 경쟁 퀵커머스 서비스를 견제함과 동시에, 요기요 인수 효과를 증명하고자 하는 GS리테일의 시도라 해석했습니다. 특히 기존 GS리테일이 이미 편의점 배달망을 운영했던 만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빠르게 성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 평했습니다.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 시너지를 증명하기 위해 서둘러 다음 사업을 준비한 듯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요기요 이용자를 GS리테일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겠죠. 요마트를 활용해 요기요 이용자를 GS더프레시로 유입시켰던 시도처럼요. 게다가 편의점 배달은 요기요가 오래전부터 이미 하고 있던 비즈니스잖아요. 그러니 별도의 투자 없이 요편의점이란 이름의 신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요편의점 출시 작업은 새롭게 MFC(Micro Fulfillment Center) 역할을 담당해야 했던 요마트의 GS더프레시보다 훨씬 수월했을 거예요”

- 현직 유통업계 관계자

 

차별화된 경쟁력은?

 

한편,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연이은 퀵커머스 확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GS리테일뿐만 아니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24 등 슈퍼마켓, 편의점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달아 퀵커머스 관련 사업 소식을 경쟁적으로 내걸고 있는데요.

[함께 보면 좋아요! : 4위 탈출의 열쇠이마트24가 택한 퀵커머스 제3의 길’, 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1시간 배송격화 … GS25 또 판 키웠다매일경제]


현재 국내 퀵커머스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평가받는 기업은 단연 ‘배달의민족 B마트’입니다. 별도의 물류 공간 MFC를 구축하여 상품을 직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죠. 우아한형제들의 상품 매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B마트의 성장세를 추정할 수 있는데, 2019년 507억원, 2020년 2173억원, 2021년 4207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서울·경기지역을 넘어 부산 지역 B마트 운영까지 재개한 바 있죠. B마트는 배달의민족의 약 60%에 달하는 배달앱 점유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요.

 

유통업계에선 GS리테일이 B마트와 퀵커머스로 경쟁하기 위해선 이미 존재하는 전국 매장의 상품을 활용하기에 인프라 투자비용이 덜 드는 ‘에셋 라이트’ 구조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합니다. 결국 GS리테일 스스로가 강조하고 있듯 빠르게 전국 단위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는 확장성이 GS리테일의 경쟁력이 될 텐데요. 단순히 확장하는 것 이상으로 퀵커머스 시장 수요와 지속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퀵커머스를 덮친 비용 고민운영 최적화를 위한 제언커넥터스]

face
엄지용

전문분야택배,3PL,SCM,대한민국,풀필먼트,신사업,분류창고,마케팅,보관창고,물류IT,무인화/자동화/성력화,예측/분석,조직관리,냉동/냉장/식품,소화물,최적화

관심분야

상담이력 3Post 43DP 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