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국경을 걸어 잠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여행을 비롯한 국내-해외 간 대부분의 통계는 당연하게도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대비 상당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중 단 하나의 통계만은 2019년 대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바로 카드 해외 결제액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에는 해외직구(직접구매)의 활성화가 주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

한국은행이 2022년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국내 거주자 신용·체크·직불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122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연평균 원·달러로 환산하면 약 14조 원으로, 2020년(103억 1000만 달러)보다 18.6% 늘어난 수치입니다.

해외직구 시장의 규모는 2019년 3억 6천억 원, 2020년 4조 1천억 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1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빗장을 걸어 잠근 동안 사람은 국경을 넘지 못했지만, 택배는 활발하게 국경을 넘나들었던 것이죠.

이렇게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물건을 거래하는 모든 비즈니스 활동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 Border E-commerce·CBE)라고 합니다. 즉, 해외직구와 역직구를 모두 포함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외직구의 증가 요인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중심축인 해외직구 시장의 성장세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출 부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소비심리와 다르게 해외직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이커머스의 발전

해외직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바로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의 발전입니다. 이커머스 산업이 발전하면서 각 기업은 소비자에게 상품 구매, 배송, 결제, CS 등의 측면에서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과 고객 간 직접 연결이 용이해지면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된 것입니다.

또한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앞다투어 해외직구 관련 서비스를 론칭했고, 이로 인해 해외직구 이용 편의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 같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서비스 개발 노력이 해외직구 이용자의 비율 중 40대와 50대의 비중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

해외직구 시장이 급성장하는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더 저렴해서’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해외직구 경험자를 대상으로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를 보면 늘 4분의 3 이상(2020년 기준 75.2%)의 소비자가 ‘국내보다 가격이 저렴해서’를 이유로 꼽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팔지 않는 상품을 살 수 있습니다. 해외 유학이나 여행 도중 현지에서 써 본 제품, 해외 SNS 등에서 보고 맘에 들었던 상품을 국내에서 구하지 못할 경우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파는 제품이라도 해외직구를 하면 더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품목도 있습니다. 이 같은 제품의 다양성은 해외직구를 하게 하는 주요한 매력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배송 서비스의 개선

‘해외직구’라고 하면 여전히 제품을 받기까지의 오랜 기다림이 먼저 떠오릅니다. 긴 배송 기간은 해외직구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볼 수 있죠. 특히 국내택배의 경우 빠르면 당일, 아무리 늦어도 2~3일 이내에 대부분의 배송이 이뤄지는데, 이 같은 택배 문화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는 배송일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해외 셀러들의 인식 개선, 이커머스 플랫폼의 배송서비스 고도화로 인해 배송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우리나라 세관에서도 해외직구 제품들을 더 빠르게 통관시킬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기존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과 ‘국가간 택배’ 신시장 전쟁

해외직구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산업도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류 리서치 기관인 트렌스포트 인텔리전스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시장 규모를 약 100조 원으로 집계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연평균 12.9% 성장하여 오는 2026년에는 176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죠. 이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중 C사는 최근 미국 상무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현지 판매자 모집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국 시장을 소개하며 국내 직구족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C사는 지난 2017년 글로벌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상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직구 서비스를 선보였고, 원터치 결제 시스템 도입으로 보다 쉽게 직구를 가능케 함은 물론, 7일 이상 걸렸던 배송시간을 3~5일 내로 크게 단축시키며 충성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E사는 미국 아마존과 손을 잡으며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아마존 상품 주문 시 배송비를 무료로 적용해 주는 특별패스 혜택을 도입하면서 2022년 연간 기준 2021년 대비 결제 거래액은 26% 상승하고, 판매자수는 82% 상승하며, E사 전용 아마존 글로벌 쇼핑 서비스는 지난해 4분기 직구 매출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물류 업계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 선점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액센츄어와 입소스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판매 기업과 소비자 모두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의 개선 과제로 배송, 교환 및 반품 등 물류 관련 불편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를 통해서만 봐도 물류의 혁신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간 택배’라는 신시장 선점을 위한 물류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요한 것은 국제 물류 역량입니다. 물류는 국경을 넘으면서 급격히 어려워집니다. 해상이나 항공을 통해 해외로 화물을 보내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수입 통관은 요구하는 서류가 많고, 국가마다 법령이 다르며, 언어나 시간대도 다를 뿐 아니라 물류서비스 자체가 여전히 낙후된 국가가 많죠. 배송 위치 파악도 어렵고, 배송 중 발생하는 각종 이슈 대응도 어렵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는 도어 투 도어(Door-to-Door·D2D)로 개별 화물을 배송하는 국제특송에 의존해 왔습니다. 문제는 국제특송이 여러 운송수단 중에서도 가장 비싸고, 시간도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멀티채널과 멀티캐리어,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 출 처 | 

한진 공식 블로그, 2023년 4월 19일, "초국경 시대, 초국경 택배 -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BE)를 주목하라! feat.훗타운",

https://blog.naver.com/hanjinsns/223079187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