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강력한 진통·마취 작용을 하고,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중독증상을 나타내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약물을 의미합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마약류는 약물 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제적일 정도로 강하고,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금단현상 등이 나타나고,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로 정의돼 있습니다.

즉 마약은 신체와 정신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한 번의 사용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마약의 유통과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각국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마약의 높은 중독성으로 인해 완전히 근절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마약은 원래 생산원가가 매우 낮지만, 통관 과정에서 매우 엄격한 단속이 이뤄지며 적발 시에는 무거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최종 소비 단계에서는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한 마약의 유통은 범죄단체와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도 많은 나라들이 마약 밀매 조직으로 인한 치안 문제와 중독자 증가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마약의 해악성 홍보와 적극적인 치료 지원, 마약 유통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 등을 통해 오랜 기간 낮은 마약 범죄율을 유지해 왔고, 그로 인해 국제 사회에서도 마약청정국가로 인정받아 왔는데요. 최근, 이러한 평판이 무색하게 마약 관련 범죄 적발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마약류 유통·투약 사범은 약 1만 8,395명으로 5년 전(2018년) 적발 수인 1만 2,613명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작년 압수된 마약의 총중량은 805kg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9%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마약 관련 범죄와 밀수의 증가 추이가 현재와 같이 지속된다면 한국도 마약청정국이 아닌, 마약 유통·소비의 주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마약 음료’…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덮치다 

마약으로 인한 사회적 위기감 속에 얼마 전 온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린 범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의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회를 진행한다며 많은 학생에게 마약을 탄 음료를 권한 이른바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입니다.

범인들은 불특정 다수의 학생에게 음료를 권했으며 이 중 음료를 마신 학생들에게는 향후 구매 의사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학부모의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학부모에게 연락해 금품을 요구하고 만약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자녀를 마약 복용으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건넨 음료는 대기업의 에너지 음료를 사칭하고 있었습니다.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음 음료수가 개발됐다”며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죠. 이를 별다른 의심 없이 시음한 학생들과 학부모는 각각 자신이, 자신의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인근 학원가와 지역사회는 이 같은 마약 범죄가 언제든 다시 되풀이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빠졌습니다. 또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린 마약범죄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국가 전체에 마약에 대한 위기의식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약 범죄의 증가 원인과 마약의 유입경로

오랜 시간 마약청정국이라는 지위를 유지했던 우리나라에서 최근 마약 관련 사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이 꼽는 마약 범죄의 급속 증가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신종 마약의 등장입니다. 

이름이 잘 알려진 대부분의 마약은 작물에서 추출되는 성분을 가공·정제하여 생산됩니다. 때문에 기존의 마약들은 작물 재배와 수확을 시작으로 가공, 정제 후 생산국, 경유지, 도착 국가의 세관 통과까지 개별적으로 수행되는 위험한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판매상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을 주요 거래 대상으로 삼았으며, 공급 가능 수량 또한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마약 관련 범죄율은 증가와 감소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화학물질을 조합하거나 특정 약물의 농도를 높여 만든 신종 마약이 등장했습니다. 이 신종 마약들은 기존 마약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공급량도 많기 때문에 더 빠른 확산이 이뤄졌으며 중독자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신종 마약들은 젤리, 캔디, 패치 등의 형태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일상 속에서 접하는 젤리, 캔디, 패치와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져 맨눈으로 구분이 어렵고 형태로 인한 거부감 또한 낮춰 위험성의 인지 및 적발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SNS 등 구매 채널과 결제 수단의 다변화입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마약의 사용보다 유통에 더욱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약을 유통·판매를 하는 이들은 제품 전달과 판매대금 수금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약속된 시간에 은밀한 장소에서 만나 마약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마약이 유통되었는데요. 이러한 거래 방식은 상품 전달 과정에서 적발 등의 위험성이 높고, 자금 세탁도 어렵기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의 입장 모두 적극적인 거래를 진행하기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 SNS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판매상 접근 △ 암호화폐 등을 통한 결제수단 다양화 등으로 익명성이 강화되며 마약 유통 과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해외 기업에 대한 제재와 검문이 불가능하다는 맹점을 노린 마약상들은 SNS와 암호화된 메신저를 통해 마약 광고를 진행하며 대중들에게 접근하고,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 대금을 주고받으며 자금 추적을 회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래방식도 변화했습니다. 미리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고, 결제가 진행되면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하거나, 퀵서비스 배송을 통해 전달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직접 거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게 되자 SNS의 주요 이용자인 10대, 20대를 중심으로 마약이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마약의 유통경로 변화입니다.

마약 반입 및 확산의 예방은 세관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입니다. 따라서 수출입과 출입국이 이뤄지는 항만과 공항은 마약 탐지견과 첨단 장비를 이용해 상시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마약이 발견될 시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 여러 국가기관에서 합동 수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마약 반입과 거래상의 검거율 또한 높은 편입니다.

때문에 마약 유통 조직은 마약의 운반과 거래가 비교적 쉽고 치안이 불안정한 국가들을 주요 유통 경로로 삼았으며, 우리나라는 비교적 마약의 반입이 이뤄지지 않는 국가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신종 마약이 등장하면서 여행객의 몸속에 숨기거나 수하물에 숨겨 반입하는 방식이 점점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국제화물과 특별수송(특송)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형질이 유사한 영양제, 베이비파우더 등의 용기에 내용물을 바꾸는 방식으로 세관의 검사를 회피하는 사례가 증가하며 마약의 유통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기관에서는 유통경로의 변화에 따른 마약 밀수 증가가 국내 마약 범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단속 강화와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특송을 통한 마약의 반입 적발과 방지 대책

밀수 방식 중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수단은 바로 특송입니다. 특송화물은 수출입물품의 샘플, 개인 해외직구 물품 등으로 일반 화물보다 신속하게 통관합니다. 일반 수입품과 다르게 구분되어 공항·항만에 설치된 특송업체 자체 검사장 또는 세관 특송화물 검사장을 거쳐 반입되며, 일반 화물의 통관이 1주일 내외로 소요되는 데 비해 특송화물은 6시간 안에 통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송화물의 대부분이 개인사용을 위한 소량의 상품이기 때문에 특송업체가 제출하는 서류만으로 세관을 통과하는 ‘목록통관’이 이뤄지는데요. 이 같은 특성을 악용한 마약 반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 출 처 | 

한진 공식 블로그, 2023년 5월 26일, "국내를 긴장시킨 마약음료 사건! 마약음료수는 어떻게 대치동 학원가에 들어오게 되었나?",

https://blog.naver.com/hanjinsns/22311239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