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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공급망과 식량안보

로지더스2023/08/28 10:08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장기전 양상을 띄는 가운데 지난 7월, 주요 곡물 수출국인 두 나라의 곡물이 흑해를 통해 안전하게 수출될 수 있도록 맺은 ‘흑해곡물협정’이 러시아의 탈퇴로 종료됐습니다. 


양국 모두 주요 곡물 생산량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국가인 만큼 이번 흑해곡물협정 종료는 전 세계 식량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으며, 공급망 붕괴로 인해 곡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이로 인해 두 국가에서 곡물을 수입하던 많은 국가들은 심각한 식량안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특히 척박한 토지와 기후 환경으로 인해 식량자급률이 낮은 중동과 아프리카는 더욱 심각한 식량안보 위기에 직면해 있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식량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는 공급망 이슈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식량안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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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Food Security)란 국가가 전쟁, 자연재해, 인구 증가와 같은 유사시에도 항상 국민들이 일정한 수준의 식량을 소비할 수 있도록 적정 식량을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1974년 세계식량회의에서 처음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됐으며 이후 상황 변화에 따라 개념과 정의가 수시로 수정·보완되어오다가 1996년 세계식량정상회의에서 비로소 지금과 같은 정의가 정립됐습니다.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팬데믹 당시 주요 식량 생산국의 수출 제한조치, 전쟁에 의한 공급망 위기 등 외부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때문에 식량안보는 식량자급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공급망 위기가 촉발한 식량안보 위협

앞서 언급하였듯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 세계에 상당한 양의 식량(곡물)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경작 가능한 토지의 면적만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광활한 경작지를 보유했으며, 전쟁 전까지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4위 규모의 곡물 수출 대국이었습니다. 러시아 역시 세계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보유한 국가인 만큼 전 세계 4위 규모의 경작지를 보유, 밀, 보리 등 주요 곡물 수출량에서 항상 1, 2위를 다투는 곡물 수출 주요국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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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러·우전쟁은 필연적으로 식량 가격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촉발했습니다. 전쟁 발발 후 러시아는 서방국가의 경제제재에 맞서 자발적으로 곡물 수출을 중단했으며 동시에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길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흑해 항로를 봉쇄했습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2000만 톤 가량의 곡물이 수출되지 못한 채 항구에 묶였고, 이는 지난해 2월 곡물 가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수출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은 주요 식량의 가격이 평균 30%나 상승했으며,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전 세계에 각인시켰죠. 

이에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38개국의 4400만 명이 ‘긴급수준의 기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는 등 한때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7월, UN과 튀르키예의 중재 끝에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를 통한 안전한 해상운송 보장을 골자로 한 ‘흑해곡물협정’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흑해곡물협정은 곧바로 효과를 발휘하였고, 협정타결 이후 세계 식량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며 안정세를 되찾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러시아가 협정 연장을 거부하면서 전 세계에는 또 다시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곡물 가격의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러시아는 협정 종료 선언과 함께 “자국 관련 협정 사항이 이행될 경우 즉시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핵심 쟁점은 서방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각국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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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서는 식량의 공급능력, 구매능력, 품질 및 안전을 종합하여 ‘식량안보지수’라는 지표를 제작, 매해 국가별 순위를 매겨 발표하고 있습니다. 식량안보는 식량자급률과 밀접한 만큼 미국, 프랑스와 같이 완전자급이 가능한 나라가 1위일 것 같은데요. 식량안보지수 1위를 차지한 국가는 놀랍게도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는 서울보다 조금 큰 면적의 영토를 가지고 있고 경작이 가능한 토지 역시 전체 면적의 1%에 지나지 않는 국가로 자국에서 소비되는 식량의 90%가량을 수입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일찍이 ‘3개의 음식바구니(Three food baskets)’로 대표되는 식량안보 확보 전략을 시행했으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성공적으로 식량안보 위기를 극복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3개의 음식바구니’ 전략은 크게 ① 수입처 다양화 ② 국내생산증진 ③ 국외생산도모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는 전 세계 70%의 국가와 식량교역을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애그테크, 푸드테크 개발을 통해 식량자급률을 30%까지 높이겠다는 ‘30 by 30’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 재배할 수 없는 작물은 국외에서 생산함으로써 식량의 안정적인 수급을 도모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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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러·우 전쟁으로 인해 식량가격의 폭등을 겪은 중동지역 또한 자국의 불안한 식량수급 상황을 개선하고 식량안보지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수직농장, 스마트온실과 같은 첨단농업기술 도입을 통해 자국 내 식량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타 국가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척박한 기후를 견딜 수 있는 품종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난 2020년에는 한국이 자체 개발한 벼 품종 ‘아세미’가 중동 사막지대에서 첫 수확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요. 

우리나라의 식량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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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 상황은 어떨까요?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사료용 제외 44.4%로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또한 해가 갈수록 자급률이 떨어지는 추이라 전문가들은 식량안보에 경고등이 들어온 지 오래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최근 3개년(2020~2022년) 평균 1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이 말은 즉, 국내에서 소비되는 곡물 가운데 80% 이상이 외국산인 것으로,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또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2022년 기준 세계식량안보지수(Global Food Security Index)는 전체 국가 중 39위로 2016년 28위에서 11계단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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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식량안보 위협 속에 우리나라는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있던 제13차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발표, 기초 식량작물 자급률을 높이고 해외 공급망을 넓혀 외부 충격에도 굳건한 식량안보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매년 감소하는 농지의 감소율을 연평균 0.5%로 낮춰 150만 헥타르 수준의 농지면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곡물 수입 중 국내 기업의 해외 유통망 활용 비중은 300만 톤(전체 곡물 수입의 18%)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한 다양한 외부 충격에도 주요 곡물의 수급 안정을 굳건히 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수립해 오는 2027년까지 2021년 기준 44.4%인 식량자급률을 55.5%까지 높일 예정입니다.  

아울러 밀·콩의 자급률도 각각 8.0%, 43.5%까지 상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 생산단지를 늘려 대규모·집중 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 출 처 | 

한진 공식 블로그, 2023년 8월 25일, "물류 공급망과 식량안보 feat.한진 양곡하역, 사일로",

https://blog.naver.com/hanjinsns/22319307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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